배고프니깐2016.11.29 07:30


요즘 핫한 동네인 익선동은 종로3가에서 창덕궁 사이에 있는 곳이다. 지난 창덕궁 가을 고궁나들이때, 따끈한 국물이 생각나서 찾아갔다. 혼밥이니 가볍게 우동만 먹어야지 했다가, 현관 문에 있던 공지를 보고 낮술까지 하고야 말았다. 혼밥에 혼술 여기에 낮술까지, 제대로 먹고 마셨던 곳, 익선동 4,5평 우동집이다.



혼밥하기에 좋은 곳이라고 해서 찾아갔는데, 글쎄 문 앞에 붙어있던 커다란 생선 그림과 함께 "오늘은 대방어". 아하~ 우동집인데 대방어가 있다니, 이거 잘 찾아 온 거 같다. 올해 처음으로 만나는 대방어, 그냥 우동만 먹기는 아깝다. 말해 뭐할까, 대방어 먹으러 들어가자꾸나.



아담하고 작은 곳이지만, 주방을 지나면 안쪽에도 자리가 있다. 바쁜 점심시간이 지난 후라서 자리가 많지만, 여기도 줄 서서 먹는 곳이라고 한다.



요렇게 안쪽으로 들어와 자리를 잡았다. 맞은편에 2인 테이블이 있지만, 한가하니 양해를 구해 4인 테이블에 앉았다. 



오늘은 뭐 먹을까? 대방어를 생각하고 들어왔지만, 그래도 어떤 메뉴들이 있는지 궁금해서, 메뉴판부터 정독.



우동집답게 우동 메뉴가 많지만, 덮밥 종류도 꽤 있다. 우동면은 기계와 족타를 이용해서 자가제면으로 만든단다. 물과 좋은 소금 그리고 밀가루만으로 만든다고 한다. 국물 또한 정성을 다해 만든다고 당당하게 밝히고 있으니 믿음이 간다. 



뒷면은 주로 안주와 술관련 메뉴들이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대방어가 메뉴판에 없다. 문 앞에는 대방어를 한다고 하면서 메뉴에 없다니, 이거 무슨 일인가 싶어 직원에게 물어보니, 따로 대방어라고 표시하지 않고 수산시장회가 그거란다. 아하~ 그때그때 회는 달라지는구나 싶다. "저기요. 그럼 수산시장회 소 하나랑 매운우동 주세요."


잠시 후, 주방 직원이 오더니, 우동을 만드는데 7분 정도 걸린단다. 회부터 먹을거니깐, 우동은 회를 다 먹고 만들어 줄까라고 물어본다. 뜨끈한 국물이 바로 생각이 났지만, 대방어를 만나는데 구차한 것들은 필요없는법. 그렇게 해달라고 했다. 만드는데 시간이 걸리니, 미리 알려달라고 해서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대방어를 기다리는 동안, 자꾸만 바지락술찜에 눈길이 갔다. 우동이냐? 바지락술찜이냐? 아니면 둘다? 



하이루~ 방가방가~ 올해 처음 만나는구나. 완전 반갑다. 대방어야~(15,000원) 



각기 다른 부위가 나온 거 같은데, 이건 어느 부위이고, 저건 어느 부위인지 물어봐야 하는데 귀찮다. 



굵기도 적당히 도톰하고, 기름이 좔좔~ 날이 추워지기 시작하면, 회는 역시 대방어다. 때깔도 어찌나 좋은지, 술술~ 녹색이가 들어갈 듯 싶다. 뒤어 보이는 양파 샐러드도 마늘간장 소스로 인해 곁들임 음식보다는 참 괜찮은 안주였다.



와사비 올려서 간장을 살짝 찍어 아~함. 역시 대방어는 대방어다. 입 안 가득 퍼지는 오일리함이 완전 좋다. 혼자서 즐기기에는 충분, 아니 살짝 부족했다. 차라리 양이 많더라도 중으로 먹을걸 하고 후회했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기에 4.5평 우동집의 대표메뉴인 우동을 주문했다. 만드는데 7분이 걸린다고 해서, 대방어기 몇 점 남아 있을때 주문을 했다.



주인장이 국물없이 어케 술을 마실 수 있냐면서, 우동이 나오는동안 국물부터 먹으라고 하면서 주셨다. 본인도 낮술을 좋아한다면서, 다정하게 챙겨줘서 엄청 고마웠다. 음... 가벼운 거 같지만, 깊은 맛이 느껴지는 비릿한 멸치 맛은 전혀 없는 참 괜찮은 국물이다. 국물도 이러니, 우동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져 갔다.



매운우동(4,500원)이다. 칼칼하게 먹고 싶어서 주문했는데, 빨간 고추가루가 팍팍 들어간 우동이 아니다. 청양고추로 매운맛을 낸 우동이다. 그런데 점심에 우동을 주문한다면, 무조건 곱빼기로 먹어야 하다. 왜냐하면 점심엔 곱빼기가 무료이기 때문이다. 고로 지금 나온 우동은 곱빼기이다.



탱탱~ 탱탱~ 면발의 탱탱함이 느껴지는 콧등을 치면서 입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만큼, 살아있는(?) 면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유부에 파에 청양고추까지 알싸한 매콤함이 훅 들어오는 국물이다.



우동 곱빼기로 인해 바지락술찜은 먹지 못하게 됐지만, 괜찮다. 매운맛 공격이 식사에 안주까지 다 책임져주기 때문이다. 우동집 이름답게, 면에 국물까지 좋다 좋아.



생각보다 청양고추가 많아서 살짝 당황하기도 했지만, 이러니 매운맛이지 하면서 따로 줬던 국물과 함께 섞어서 먹었다.



반찬추가는 셀프인 깍두기와 함께 먹어도 좋다. 단무지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깍두기가 더 좋았다.


우동을 안 먹었다면 크게 후회를 했을 거 같다. 개인적으로 우동에 대해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했는데, 그동안 제대로된 우동을 먹지 못해서 그런 거 같다. 우동도 충분히 괜찮다는 걸, 여기서 완벽하게 느꼈다. 왜 익선동이 핫한 동네인지 알겠다. 이번에 4.5평 우동집만 가봤지만, 곧 익선동으로 겨울 나들이를 떠나야 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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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까칠양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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