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풍경/in korea2016.11.30 07:30


전라남도는 4계절이 다 멋드러진 곳이지만, 유독 시즌에 가야만 하는 곳도 있다. 나에게 있어 순천만습지가 그렇다. 가을 남도여행은 무조건 순천이며, 단연코 순천만습지였다.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는 하나의 입장권으로 관람이 가능하다. 10월에 순천만국가정원에 갔다. 하지만 순천만습지는 가지 않았다. 왜냐하면 11월에 가야했으니깐. 드디어 때가 왔다. 떠나자~ 순천만습지.



더할나위 없는 가을 날씨다. 이 곳에 오기 전에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아침밥을 먹었다. 그런데 남도를 맛의 고장이라고 하지만, 전부 다는 아닌가 보다. 배부터 든든하게 채우기 위해 갔던 곳인데, 든든은 커녕 돈이 너무나 아까워서 혼났다. 그리고 근처에 있던 유명 커피전문점에서 할인쿠폰까지 다 사용하면서 구입한 커피, 드럽게 맛이 없었다. 아침부터 왜 이리도 운이 없을까 했는데, 순천만습지에 도착하고 하늘을 본 후에 다 잊기로 했다. 



만약 맛난 밥과 커피가 있고, 멋진 하늘이 있다. 둘 중에 하나만 선택하라고 하면, 무조건 하늘이다. 그러기에 밥과 커피가 많이 부실했더라고 잊기로 했다.



들어오자마자 바로 습지가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안으로 들어가야 나온단다. 푸른 하늘과 눈부신 햇살을 받으며 습지로 가는 중이다.



귀찮은데 걷지 말고 편안하게 배 안에서 볼까? 아주 잠깐 갈등을 하긴 했지만, 너님(남도를 함께 여행하는 여행지기)이 저만큼 가고 있어서 간사한 마음은 접어버리고 뒤따라 갔다.




만조때라서 물이 많은 순천만습지. 참, 순천만은 그 역사가 8,000년이나 된다고 한다. 지구상의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고 해수면의 높이가 160m쯤 높아지면서 우리나라의 서해가 육지에서 바다로 변하고 한반도의 모양이 지금의 형태로 변했다고 한다. 이때 기수지역으로 바뀐 순천만은 강물을 따라 유입된 토사와 유기물 등이 바닷불의 조수작용으로 인하여 오랜 세월동안 퇴적되어 왔고, 그 결과 지금의 넓은 갯벌이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한다. 오호~



살랑살랑 바람이 부는대로 움직이는 갈대, 이래서 여자의 마음은 갈대라고 했나? 갈대같은 남자도 많은데...



언제나 앞서서 가는 너님, 그래서 늘 뒷모습만 찍게 된다.



반짝반짝



여름에 와도 좋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가을이 가장 좋은 거 같다. 왜냐하면 여름은 내리쬐는 강렬한 태양빛으로 인해 녹을 거 같기 때문이다. 가을 햇살도 만만치 않은데, 여름 햇살은 이보다 몇만배 더 심할 거 같다. 



이리 보아도 갈대.



저리 보아도 갈대.



온통 갈대 천지다. 



용산전망대로 가려면 구름다리를 건너야 한다. 천천히 조심스레 걸어가면 그리 심하게 움직이지 않는다. 하지만 앞에 가는 사람이 일행을 괴롭힌다면서 마구 흔들어대면 바로 뒤따라 가지 말고, 그들이 다리를 다 건널때까지 기다리는게 좋다. 빨리 가려고 뒤따라 갔다가, 내 다리인지, 저 다리인지, 흔들려서 혼났다.



여기서부터 왕복 40분이 소요된단다. 그럼 올라가는데 20분, 내려오는데 20분인가 했다. 하지만 아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나는 올라가는데 35분, 내려오는데 5분이 걸렸다. 가벼운 산길이라고 생각했는데, 능선을 따라 가는 길이라, 은근 오르막이 많다. 



서울과 달리, 가을 속도가 더딘 남도의 가을. 



오르고 또 오르고 또 오르다 보면...



전망대가 나온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전망대라고 하는데, 엄청 쪼그맣다. 용산전망대가 아니라, 보조전망대란다. 그래서 시야가 이렇게 답답하구나 했다. 목적지는 아직 한참이나 남았는데, 보조전망대가 자꾸 여기서 멈추라고 속삭인다. 순간 넘어갈 뻔 했으나, 용산전망대는 여기와 완전 다를거라는 기대감에, 꾹 참고 헉헉대면서 앞만 보고 걸었다.



어디선가 은은한 솔향이 느껴진다면, 거의 다 왔다는 신호다. 



확 트인 시야를 자랑하는 용산전망대에 도착했다. 두근두근두근~ 순천만습지를 만나기 10초 전, 잠시 숨부터 돌리고 서서히 다가갔다.



오~



오호~



오호호~ 숨이 막힐 거 같다. 11월이 오기만을 기다리기 정말 잘한 거 같다. 처음 본 풍경에 넋이 빠져 얼굴이 타는 것도 모르고 전망대를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면서 담았다. 광각렌즈였다면 더 멋지게 찍을 수 있었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멋지게 담아 봤다. 그래도 결론은 광각이 필요해.



칼자이스2470 줄 수 있는 줌을 최대한 당겨서 담은 솔섬. 망원렌즈도 있다면 참 좋겠다. 저 곳을 배경으로 해서 와온해변 일몰이 참 좋다고 하는데, 1박 2일로 가게 된다면 일몰까지 담아오고 싶다.



마지막으로 숨이 막힐 거 같은 순천만습지 하나 더. 하늘은 건들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하늘이 아니었다면 숨이 막힐 정도로 감동적이지 않았을 거 같다. 



전망대에서 내려 오니, 물이 많이 빠져있다. 하늘은 여전히 푸르고, 햇살은 여전히 따사로우며, 갈대는 여전히 반짝반짝 빛이 난다.



순천만습지는 흑두루미를 비롯해, 검은머리갈매기, 황새, 저어새, 노란부리백로 등의 월동 및 서식지라고 하더니, 저기 날고 있는 저 새는 그럼 흑두루미?




순천만습지, 순천만갈대밭은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이라고 생각한다.



순천, 너 참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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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까칠양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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