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풍경/in korea2016.12.19 07:30


녹차의 고장인 전남 보성. 녹차밭은 연녹색 파도가 넘실거리는 5월에 가야 가장 좋다고 하던데, 너무 늦은 혹은 너무 이른 12월에 갔다. 색이 바랜 듯한 녹차밭이지만, 그 명성은 절대 바래지 않았다. 시리도록 푸른 하늘과 함께 연한 녹색의 파도가 넘실거리는 그곳, 전남 보성 대한다원이다.



여기는 주차장 옆 길. 본 게임은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엄청난 삼나무와 녹차밭 그리고 눈이 부시게 따사로운 햇살이 오느라 고생했다고 쓰담쓰담해주는 거 같다. 이불이 가지 말라고 꽁꽁 묶어두었지만, 이불킥하기 잘한 거 같다. 12월에 왠 보성? 녹차잎이 올라오기 시작하는 5월에 가야 가장 좋다는 거, 나도 안다. 하지만 나는야 청개구리, 따스한 봄대신 한겨울의 녹차밭은 어떨까? 



무슨 말이 필요해? 이렇게 좋은 걸. 칼바람이 불어도, 따사로운 햇살은 막지 못했다. 



한겨울의 녹차밭에는 녹차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낙엽처럼 다 떨어졌을거라고 생각했는데, 하하~ 이런 바부. 푸르른 5월에 만나는 녹차와는 조금 다르지만, 12월에도 녹차(나무)는 있다.



많고 많은 녹차밭 중에 가장 유명한 곳이라는 대한다원. 영화, 드라마, 광고 등에 많이 나온 곳이라고 한다. 참, 공짜는 아니고 성인일 경우 4,000원의 입장료가 있다. 비싼거 같다는 느낌이 들지만, 엄청난 녹차밭을 보고 난 후에는 그 느낌이 쏙 들어갔다. 그만큼 참 멋진 곳이기 때문이다.



보성 녹차를 만나기 위해서는 엄청난 계단을 오르고 또 올라가야 한다. 저질체력이라서 더디게 올라갔지만, 결코 중간에 포기하지 않았다. 거친 숨소리를 토해내야 했지만, 절대 포기를 할 수가 없었다. 녹차밭이 품어내고 있는 웅장함에 몰입되어, 더딘 발걸음이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내 정상(바다전망대)까지 올라갔다. 



밤에 소량이지만 눈님이 오셨단다. 녹차잎에 살포시 내린 흰눈을 기대했는데, 그늘진 곳에 쌓인 눈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살짝 부족하지만, 한겨울의 녹차밭이 주는 작은 선물인 거 같다.



푸른 하늘과 연한 녹색의 녹차밭. 안구 정화가 되는 순간이다.



따사로운 햇살까지 삼박자가 딱 들어맞는다. 사진에서는 느껴지지 않으니, 칼바람은 없었다고 해두자. 



한겨울의 녹차밭. 지금도 충분히 좋은데, 굳이 5월에 와서 볼 필요가 있냐고 물어보니, 옆에 있는 너님은 그냥 웃으신다. 그러면서 "5월의 녹차밭을 본다면, 절대 그렇게 말할 수 없을거야". 포토샵으로 색보정을 한다고 하니, 역시 웃으신다. 아무래도 내년 5월 보성에 와야 할 거 같다. 도대체 뭐가 다른지,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 할 거 같다. 지금도 충분히 좋은데 말이다.




여길 봐도, 저길 봐도 온통 녹색 물결이다. 



저 푸른 녹차밭(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차 전망대와 바다 전망대를 향해 올라가는 중. 날씨가 흐린 날은 바다를 볼 수 없다고 한다. 하늘을 보니, 절대 바다를 못 볼 수는 없을 거 같아, 힘들지만 끝까지 올라가기로 했다. 



반짝 반짝 눈이 부셔~♪♬




차 전망대에서 바라본 녹차밭. 순정만화 속 주인공처럼, 쾡했던 눈이 초롱초롱해지는 거 같다.



차 전망대에서 바다 전망대까지 거리는 얼마되지 않지만, 가파른 계단을 오르고 올라가야 한다. 숨이 깔딱깔딱 넘어갈 즈음에 만나게 되는 대한다원의 바다전망대다.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바다인지 모를만큼, 눈이 부시도록 푸른 하늘과 눈이 부시도록 잔잔한 바다가 눈 앞에 펼쳐져 있다.



오호호~ 지난 여름 해남여행때 느끼지 못했던 감동을 이제서야 알 거 같다. 여행에 있어 날씨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한번 알겠다. 그저 날씨는 건들뿐이라고 했는데, 아니다. 날씨가 주인공이다. 저 멀리 보이는 바다는 율포라고 한다. 그리고 율포바다 뒤에 있는 산 또는 섬, 아니다. 전남 고흥이다.



힘들게 오른 계단으로 다시 내려오는 줄 알았는데, 바다전망대에서 내려가는 길이 따로 있다. 이렇게 멋드러진 편백나무를 따라 내려가면 된다.



겨울여행 인증샷. 



녹차 녹차 녹차, 보성에 왔으니 볼거리도, 먹거리도, 마실거리도 다 녹차로 해야할 거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



컴퓨터 바탕화면은 바로 너야~



설마 벌써 개화를~ 너무 부지런한 목련.



목련 필때 다시 오고 싶다.



조기퇴근을 해야 하기에, 멋부림을 인정사정없이 보여주고 있는 겨울햇살. 



녹차밭에 왔으니, 무조건 녹차아이스크림을 먹어야 한단다. 유지방 맛이 덜나고, 쌉쌀한 녹차 맛이 덜났던 녹차 아이스크림이다. 개인적으로 차에 아이스크림까지 녹차를 잘 먹지 않는편인데, 녹차의 고장인 보성에 왔다고 다 먹어줬다. 



바다전망대에서 봤던 바다를 가까이에서 보고자, 바로 달려갔다. 율포바닷가다. 가운데 있는 저 섬. 혹시 득량도가 아닐까 싶다. 그나저나 여기가 바다가 맞나 싶다. 바다에 오면 흔하게 볼 수 있는 파도가 안보인다. 바다가 아니라, 거대한 호수 같다. 어찌나 잔잔하던지, 보고 있으니 스르륵 잠이 올 정도였다.



그 고요하고 잔잔함에 배도 낮잠을 자고 있는 거 같다.  


한겨울의 녹차밭은 확실히 봄의 녹차밭과는 많이 다를 거 같다. 우선 조용하다. 그리고 춥다. 그러나 따사로운 햇살과 함께 눈이 부시도록 푸른 하늘이 있고, 빛바랜 녹색이지만 다가올 봄에 만날 연녹색의 연한 녹차잎을 품고 있는 어른 녹차(나무)가 있다. 한가롭고, 한적한 겨울여행으로 보성 녹차밭, '너 쫌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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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까칠양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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