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닥토닥~2017.03.16 07:30

# 3~4살 아이와 엄마 그리고 나.


교복을 입고 있을때, 아이는 나를 빤히 보고 아줌마라고 부른다.

당황한 내 표정을 본 아이 엄마는 아이에게, "아줌마가 아니라, 언니(누나)야~"

그럼 아이는 언니야~ 그러면서 다시 날 쳐다본다.

이때 내 표정은 안봐도 비디오다. 자식에게 올바른 교육을 하고 있는 엄마를 존경의 눈으로 쳐다보고, 아이 머리를 쓰담쓰담하면서 "그래 언니(누나)란다~"

가끔 이모라고 알려주는 엄마들도 있지만, 그때는 내가 나서서 누나야~ 이렇게 알려주고는 그 자리를 쓰윽 피한다.


20대였을때, 이모라고 부르는 아이들도 있지만, 아줌마라고 부르는 아이들이 더 많았다. 

아직 이모라는 호칭이 어색하지만, 그래도 아줌마보다는 낫다. 

아줌마라고 하면, 말은 하지 않지만 무서운 표정으로 아이를 바라본다. 

눈치가 빠른 아이엄마는 나를 힐긋 본후, 아줌마라고 하기엔 어려보이는지, 아이에게 "아줌마가 뭐야, 이모야 이모." 

그럼~ 아직 아줌마로 불릴 나이가 아닌데, 하면서 가방에 사탕이나 초콜릿이 있다면, 아이구 귀엽네 하면서 아이에게 선물을 준다.



30대 초반까지만해도, 아직은 이모였는데, 후반이 되자 호칭의 변화가 생겼다.

언니는 내가 생각해봐도 사기인 거 같아, 이모로 불러주기 바라지만, 아이는 언제나 아줌마라고 부른다.

그럼 아이엄마가 고쳐줘야 하는데, 날 바라보는 그녀의 표정이 좀 이상하다.

아무래도 본인보다 내가 더 나이가 많아 보인다고 생각을 하나보다. 이모라고 고쳐줘야 하는데 딱히 그러고 싶은 맘이 들지 않나보다.

결론은 그냥 냅둔다. 그리고 난 아이와 엄마를 동시에 흘겨본 후 그 자리를 피한다.



나이로는 아줌마가 맞지만, 결혼을 안했기에, 아줌마라는 호칭이 너무나 어색하다. 그런데 남들 눈에 내가 아줌마로 보인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던 에피소드가 있다. 평일 저녁, 대형마트에서 가족을 위한 장이 아니라, 나만을 위한 물건(식료품이 아님)을 사기 위해 카트를 밀고 가던 중, 두부코너였을까? 거기서 들려온 강한 한마디, "아줌마, 지금 마감세일이에요."

설마 나에게 하는 말인가 싶어, 주변을 둘러보니 나밖에 없다. 

'내가 어디봐서 아줌마에요, 아직 결혼도 안한 아가씨인데...'라고 따지고 싶었으나, 나잇값 못한다는 소리를 들을 걸 같아서, 다행히 이어폰을 끼고 있어서 안 들리는 척 자리를 피했다.


이제는 아줌마를 받아들여야 할때가 왔다는 걸 느꼈다. 사실 예전에 느껴야 했는데, 그동안 욕심이 과했다. 그래도 여전히 아줌마보다는 이모, 혹은 진짜 사기지만 언니라고 부르면, 왜그리도 기분이 좋은지...





앞머리용으로 구르프를 쓴 적은 있어도, 정수리 볼륨때문에 사용한 적은 없다. 전체적으로 자연스러운 웨이브를 만들기 위해 구르프를 쓴 적은 있어도, 한 곳만 집중해서 사용한 적은 없다. 고데기라는 신기하고도 최첨단(?) 장비를 만나고 난 후, 구르프는 한 부분만 집중적으로 사용을 해야 하는 그분에게 드렸다. 그분은 아침마다 베개에 눌러버린 정수리와 뒷머리를 다시 살리기 위해 2~3개를 항상 사용한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난 아직 아줌마가 아니구나. 아직은 아줌마로 불리우기에는 내가 너무 아깝구나 했다. 



ⓒ한겨레신문

아줌마란 호칭이 부끄럽다고 생각했었는데, 내가 얼마나 잘못 생각하고 있었는지 새삼 알게 됐다. 국어사전에서 아줌마는 나이든 여자를 가볍게 또는 다정하게 부르는 말이라고 한다. 더불어 결혼한 여자를 일반적으로 부르는 말이기도 하다. 아줌마는 엄마의 다른 표현이자, 여성에게 있어 가장 멋진 호칭이란 걸 알게 됐다. 


우리 엄마도 아침마다 헤어롤을 2~3개 정도 한다. 풀고 나가야 하는데 가끔씩 까묵고 그냥 나갔다가 엘리베이터 안에서 화들짝 놀라서 다시 집으로 들어온 적이 몇번 있었다고 한다. 이제는 화들짝 놀라지 말고, 그냥 당당하게 빼서 가방에 넣으면 된다고, 절대 창피한 일이 아니라고 알려드려야겠다. 그리고 아줌마, 아줌마, 아줌마, 이제는 아줌마로 불러도 피하지 말고, 당당하게 네라고 해야지.


00소에서 10개에 2,000원하는 헤어롤, 오래 사용했는지 볼륨이 잘 살아나지 않는다고 몇번이나 말했는데, 그동안 못들은 척 했었다. 분홍색, 초록색, 파란색 등등 색상별로 구입해서 드려야겠다. 내일부터는 나도 정수리 볼륨을 위해 사용해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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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까칠양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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