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풍경/in seoul2015.09.25 07:30



서울 대표 부자동네인 성북동, 땅값만 해도 어마어마 할텐데 그 곳에 고즈넉한 사찰이 하나 있다. 설마 이런 곳에 절이 있을까 하면서 3년 전 처음 그곳에 갔었다. 그 이후부터 답답한 일이 있거나, 머리가 무거울때면 가끔씩 길상사로 간다. 간혹 극락전에 들어가 절을 하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그냥 걷는다. 무소유는 절대 못하지만, 무생각으로 걷다보면 어느새 머리 속에 꽉 들어찬 잡생각들이 하나둘 정리되면서 개운해진다. 절이 들려주는 소리를, 향기를, 가르침을, 오롯이 혼자서 느끼고 싶은 곳, 길상사. 무소유의 가르침을 배워야 하는데, 이번에도 혼자서 독차지하고 왔다. 



길상사를 알기 전에 먼저 알아야 하는 이름이 있다. "요정 대원각", 원래 이곳은 제 3공화국 시절 국내 3대 요정 중 하나였던 대원각이었다. 요정의 주인이었던 고 김영한은 노년에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읽고 감명 받아 스님을 친견한 뒤 당시 시가 1,000억원이 넘는 대원각을 시주하겠으니 절로 만들어 주기를 청하였다고 한다. 10여 년에 걸쳐 사양하는 스님에게 받아주기를 거듭 청했고, 결국 1995년 그 뜻을 이루게 되었다.


1997년 12월 14일 대원각이 길상사가 되던 날 그녀는 법정스님으로 염주 하나와 길상화라는 법명만을 받았고, 7천여 평의 절터와 전각 모두를 보시했다. 그녀의 바람은 단 하나 이곳이 시민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 되어 그들 모두가 고뇌의 마음을 쉴 수 있는 곳으로 거듭나게 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굳이 이정표를 볼 필요는 없다. 그저 발길 닿는대로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걸으면 된다. 휴대폰은 무음이나 에어플레인 모드로 하면 방해없이 쉴 수 있을 것이다. 참 길상사는 짧은 치마나 반바지를 입으면 입장을 못한다. 그렇다고 나가라고 쫓아내지도 않는다. 대신 입구에 랩스커트가 마련되어 있으니 착용하면 된다. 



잘 찾아보면, 꽃무릇이 보인다. 대신 아주 잘 찾아봐야 한다.

■■ 잠깐만~ 길상사 꽃무릇을 제대로 보고 싶다면 - http://onion02.tistory.com/671



2000년 4월 천주교신자인 조각가 최종태가 만들어 봉안한 석상으로 종교간 화해의 염원이 담긴 관음보살상이다. 불교과 천주교의 만남이다.



우두둑 우두둑 하늘에서 우박 아니 도토리가 떨어졌다. 



땅에 떨어진 도토리를 주워서 도토리묵을 만들어 먹을까 했지만, 무소유의 가르침에 따라 박스에 담았다. 



여기 침묵의 그늘에서 그대를 맑히라 / 이 부드러운 바람결에 그대 향기를 실으라 / 그대 아름다운 강물로 흐르라 / 오 그대 안 저 불멸의 달을 보라 (법정스님 글)



길상 7층보탑은 길상사를 무주상보시(집착 없이 베푸는 보시를 의미)한 길상화 보살과 법정스님의 고귀한 뜻을 기리고 길상사와 성북성당, 덕수교회가 함께 한 종교간 교류의 의미를 전하기 위해 영안모자 회장 백성학이 무상 기증해, 2012년 11월 11일 복장봉안품을 봉인했다고 한다. 2013년 8월 25일 미얀마국에서 1600여 년전 고탑 해체과정에서 출토한 부처님 오색정골사리, 옹혈살리, 아라한 사리 등을 새롭게 봉한했다고 한다.



잠시 쉬었다 가는 시간.



길상사 범종각.



길상사는 대웅전이 없고, 극락전이 대웅전 역할을 하고 있다. 법회 중인 관계로 내부는 찍지 않았다. 이렇게만 보면, 어느 높은 산에 있는 사찰같은데, 여기는 서울 성북동에 있는 길상사다.



보리수 나무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었다는 석가모니가 생각났다.



265년이 됐다는 느티나무, 한 프레임 안에 절대 담을 수 없을만큼 웅장하다.



침묵의 집으로 누구에게나 항상 열려있는 명상의 공간이라고 한다.



법정스님 진영을 모시고 스님 저서 및 유품을 전시한 곳, 진영각이다.



『법정(法頂, 속명(본명) 박재철(朴在喆), 1932년 11월 5일(음력 10월 8일) ~ 2010년 3월 11일)은 대한민국의 불교 승려이자 수필가이다. 무소유(無所有)의 정신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수십 권이 넘는 저서를 통해 자신의 철학을 널리 전파해 왔다. 1954년 승려 효봉의 제자로 출가하였고 1970년대 후반에 송광사 뒷산에 손수 불일암(佛日庵)을 지어 지냈다. 2010년 3월 11일 오후 1시 52분에 서울특별시 성북구 성북2동에 위치한 길상사에서 지병인 폐암으로 인해 세수 79세, 법랍 56세로 입적(入寂)하였다. 기일은 불교식 전통에 따라 매년 음력 1월 26일로 지낸다. (출처- 위키백과)』


사진은 여기까지, 내부는 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진영각 오른편으로 법정스님 유골이 모셔져 있다. 



진영각에서 바라본 하늘, 왠지 모를 따사로움이 느껴졌다.


무소유를 처음 읽었을때, '그래 나도 무소유를 실천해 보자'고 다짐했었다. 그러나 저녁 밥을 먹으면서 고기 한 점 더 먹겠다고 오빠와 싸우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는 불가능하다는 걸 몸소 느꼈다. 



스님들의 처소. 궁금하다고 안으로 들어가는 분들은 없겠지. 솔직히 엄청 궁금했지만, 멀리서 바라만 봤다.



숲 그늘 아래의 명상 수행터, 누구나 들어갈 수 있고 누구나 명상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숲에는 질서와 휴식이 그리고 고요와 평화가 있다. 숲은 모든 것을 받아들인다. 안개와 구름, 달빛과 햇살을 받아들이고, 새와 짐승들에게는 깃들일 보금자리를 배풀어 준다. 숲은 거부하지 않는다. 자신을 할퀴는 폭퐁우까지도 마다하지 않고 너그럽게 받아 들인다. -법정스님, 서있는 사람들 중에서- 



저 다리 끝에는 조그마한 돌로 만든 소박한 공덕비(고 길상화 김영한)가 있다.  



길상헌. 자세히는 모르지만, 왠지 요정이었을때 건물 같다. 지금은 어른스님 처소라고 한다. 처소인 관계로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지장전, 지장보살을 주존으로 모시고 있는 전각이다. 



불교를 상징하는 연꽃, 그런데 지장전 처마에 있는 연꽃은 그것과 다른 느낌이 들었다. 혹시 요정 대원각 건물??? 추측은 여기까지...



지장전에서 바라본 길상사의 모습. 센터에 자리잡고 있는 저 나무, 아까 한 프레임에 절대 담을 수 없었던 느티나무다.



지장전에서 바라본 작은 연못. 여름에 되면 연꽃을 만날 수 있을까??



누가 그랬니? 이렇게 하면 다람쥐가 와서 먹을 수 있을까??



일주문이란 사찰에 들어갈 때 가장 먼저 통과하는 문이다. 최소한 네 개의 기둥이 서야 일정한 면적을 가지는 건물이 이루어지지만 안팍이 없는 두 개의 기둥만으로 세워진 문이어서 일주문이라 불린다고 한다. 그래서 입구를 지키는 수호신이 없구나.



길상사로 오는 방법, 첫번째 네비게이션에 길상사라고 입력하고 운전을 하면 된다. 두번째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지하철 4호선 한성대 입구역에서 내리면 된다. 6번 출구로 나와 마을버스 02번을 타면, 종점이 길상사다. 예전에는 셔틀버스를 운행했지만, 지금은 안 한다고 한다. 네번째 지하철 역에서 길상사까지 걸어온다면, 약 20~30분 정도 걸으면 된다.


그녀의 바람대로,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이 되어 그들 모두가 고뇌의 마음을 쉴 수 있게 된 길상사. 봄에는 벚꽃과 수선화, 여름에는 연꽃 , 가을에는 코스모스와 꽃무릇 그리고 겨울에는 눈 덮인 길상사까지 4계절을 다 담아 보고 싶다. 무소유를 해야 하는데, 자꾸만 욕심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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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까칠양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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