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시선/도서2015.10.20 07:30


(출처- 네이버검색)

『맨마음의 한 젊은이가 우리들 속으로,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걸어왔습니다. 처음엔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그 젊은이의 목소리도 귀에 넣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대낮에 힘없이 넘어질 때, 골방에서조차 소리 죽여 울 때, 빈 주머니로 집에 돌아갈 때 누군가 다가왔습니다. 우리를 하나 둘 일으켜 주고, 마음껏 울도록 먼저 소리쳐 주고, 때로는 빈 주머니 안에 희망을 넣어 주었습니다. 그제야 우리는 그 젊은이의 얼굴을 쳐다보기 시작했고, 그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며, 그의 손짓에 즐거워했습니다. 우리는 흥분하기 시작했습니다. '저 젊은이가 누구냐?'


그 젊은이.

그 사나이.

그 사람.

그는 노무현이라는 작은 사람이었습니다. 아주 작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놀랐습니다. 크게 놀랐습니다.(중간생략)


하지만 우리는 변덕이 심한 여름철 날씨였습니다. 우리는 참 많이도 그 사람을 우리의 용광로와 얼음 창고 속에 몰아넣었습니다. 게다가 우리는 냉정한 등을 '눈부신 빛을 반사하는 거울'처럼 그의 심장 앞에 들이밀었습니다.

그립다고 말하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변덕의 냉온탕에서 스스로 지치도록 이리저리 뛰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그리운 것으로 우리 스스로 정리(?)를 다 한양 마음 놓고 밥을 먹기도 합니다.(머리말 인용)』



정여울 | 뚫고 싶다 | 오랜 자폐를 털고

김윤영 | 깨고 싶다 | 어떤 개가 이길까?

정  철 |꺽고 싶다 | 날개에 대한 지나친 고찰

조  국 | 찾고 싶다 | 호모 엠파티쿠스

노경실 |웃고 싶다 | 다시는 울지 말자

김형민 | 풀고 싶다 | 귀신은 살아 있다

유시민 | 닮고 싶다 | 변호인이 된다는 것

류  근 | 날고 싶다 | 몽롱한 베스트셀러 잡문가의 나날

정주영 | 보고 싶다 | 당신의 전속 이발가

김상철 | 되고 싶다 | 진짜이고 싶은

신충진 | 잡고 싶다 | 식사하세요

김갑수 | 심고 싶다 | 나쁜 취향

신경림 | 살고 싶다 | 눈길

유시춘 | 닿고 싶다 | 가장 아름다운 문서

서  민 | 갚고 싶다 | 베드로는 멀리 있지 않다

이이화 | 넘고 싶다 | 알다시피

한홍구 | 묻고 싶다 | 그리움의 방법

노항래 | 막고 싶다 | 사소하고도 기나긴

김태수 | 서고 싶다 | 다 마찬가지다

박병화 | 믿고 싶다 | 나도 좀 타고 가자

시윤희 | 알고 싶다 | 지금의 내가 아닌데

조세열 | 열고 싶다 | 다윗의 돌팔매

 

그가 그립다는 고 노무현 대통령을 그리워하는 작가, 교수, 시인, 기자 등 스물두 명의 사람들이 쓴 에세이다.

 

노란색 표지에 그가 그립다라는 제목 그리고 자전거를 끌고 있는 그분의 모습, 보자마자 안 읽을 수가 없었다. 머리말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22명이 그리는 그분에 대한 이야기에 살며시 미소를 짓기도 하고, 코 끝이 찡해지기도 하고, 그렇게 쉼 없이 읽었다.

 

그분에 대한 나의 그리움은 죄송함이다. 그분에 대해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 정치에는 관심이 전혀 없었고, 누가 대통령, 국회의원이 되도 상관이 없었다. 하던 사람이 일을 더 잘한다고 말하는 어른들을 따라 나의 선택은 늘 변함이 없었다. 그런데 자꾸만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는 사람들이 자기 밥그릇부터 챙기는 걸 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나는 몰랐다. 야당이 여당이 된 10년동안 언론에서 떠드는 이야기만, 어른들이 말하는 이야기만 듣고, 세상이 엄청 잘 못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래서 어른들이 그렇게 1번을 외쳤던 거구나 했었다. 10년이 끝나고 다시 찾은 여당이니 하면서 난리 치던 그때, 나는 이제야 세상이 다시 돌아왔구나 하고 여겼는데, 이런 된장~ 몰라도 너무 몰랐었다. 내가 바보였음을, 아무리 정치에 관심이 없다지만, 그래도 너무 몰랐음을 나의 무지함에 그저 자책만 할 뿐이었다.


 

나의 변화는 그분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됐다. 그 날, 대통령까지 했던 분이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이 물음표를 시작으로 그 동안 보고, 읽었고, 들었던 모든 것들이 너무나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아니 잘못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아니다. 너무 수동적으로 살았던 내 자신이 잘못됐다는 걸 알게 됐다. 왜 한번쯤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왜 한번쯤 사실이 아닌 진실을 알아보려 하지 않았을까?

 

내가 모든 걸 알게 됐을 때는 너무 늦은 후였다. 그래서 그분을 생각하면 죄송함 밖에 없다. 책을 읽으면서 죄송함은 더 커져만 갔고, 수동적이었던 내 자신이 너무 싫었다. 참 좋은 분이었다는 걸, 그분이 떠난 후에야 알았다.

 

그 이후부터 수동적이었던 한 아이는 능동적으로 변해버렸고, 그냥 시키는 대로 투표를 했던 한 아이는 확실한 본인의 의사를 밝히게 됐다. 그런데 그분은 지금 여기에 없다. 그래서 더 죄송스럽다.

 

그리움을 희망의 미학으로 엮자고 말하는 22명의 작가들. 그 그리움에 나도 살며시 얹고 싶다. 너무 늦어서 죄송하지만, 좀 나눠달라고 말하고 싶다. 이제는 달라졌다고, 로봇이 아니고 인간이 되었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정말 그분이 그립다.




그가 그립다

저자
이이화, 유시민, 신경림, 조국, 노경실, 한홍구, 정여울, 서민, 노항래 지음
출판사
생각의길 | 2014-05-08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스물두 가지 빛깔로 그려낸 희망의 미학, 노무현 5주기 기념 출...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까칠양파와 페이스북 친구하기!!

까칠양파와 카카오 스토리채널 친구하기!!

신고

Posted by 까칠양파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