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시선/애니2015.11.10 07:30



기쁨, 슬픔, 까칠, 버럭, 소심.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더 많겠지만, 인사이드 아웃은 핵심 인물을 이들로 잡았다. 그중 대표이자 리더는 기쁨이다. 기쁨이는 모든 감정들을 컨트롤한다. 그래서 그는 바쁘다. 그런데 우리 감정이 기쁨만 있을까? 가끔은 펑펑 소리내서 울어야 시원해지는데 말이다. 개봉때 못 보고, IPTV로 본 영화, 어른들을 위한 동화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이다.



(출처 - 다음영화)

정말 이들이 내 머리 속에 있었음 좋겠다. 어려운 의학용어가 아니라 이렇게 쉽고 화려하며 각기 개성이 강한 이들이 내 감정을 지배해줬음 참 좋겠다. 이 내용으로 수업을 받았더라면, 과학이나 의학을 엄청 좋아했을텐데...


줄거리는 간단하다. 우리 머리 속에는 감정을 컨트롤하는 본부가 있고, 이 곳에는 기쁨, 슬픔, 까칠, 버럭, 소심 다섯 감정들이 바쁘게 열심히 일을 해내간다. 이사 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라일리를 위해 노력하는 그들에게, 우연한 실수로 핵심 인물이자 리더(?)인 기쁨이와 왜 있어야 되는지 존재의 이유를 모르는 슬픔이가 본부를 이탈하게 된다. 이 일로 인해 라일리는 까칠, 버럭, 소심 감정으로 일상을 보내게 되면서, 점점 감정을 잃어가는 아이가 되고, 기쁨이와 슬픔이는 다시 본부로 가기 위해 엄청난 모험을 하게 된다. 뭐, 결론은 본부에 돌아오게 되고, 라일리는 다시 다양한 감정을 찾게 되고, 슬픔이의 진심을 기쁨이가 알게 되면서 5감정들은 다시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게 된다.



라일리의 감정과 함께 엄마의 감정과 아빠의 감정이 함께 나오는 장면이다. 안경을 쓴 엄마를 따라 감정들도 안경을 썼고, 수염 많은 아빠를 따라 감정들도 참 터프하게 생겼다. 분명히 애니메이션이고 누가 봐도 비현실적인 이야기인데, 나는 왜 감정이입이 될까? 보면서 내 머리속 감정들에게 '너희들도 지금 엄청 바쁘게 날 기쁘게 만들어 주고 있니' 이렇게 생각했으니 말이다. 



우리 뇌구조가 이렇게 컬러풀하고 아기자기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각각의 추억을 따라 섬이 만들어지고, 그 섬에는 어릴때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추억들이 쌓이고, 나빴던 추억보다는 즐겁고 좋았던 추억들로 핵심 추억을 만들어 기쁨이는 날 항상 즐겁게 만들어 준다. 가끔 버럭이와 까칠 그리고 소심이 때문에 골치가 아플때도 있지만, 기쁨이의 즉각적인 대응으로 위기를 잘 모면한다. 그런데 슬픔이가 끼어들면 항상 문제가 커진다. 기쁨이는 제발 슬픔이가 멀리 떨어져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좋았던 기억도 슬픔이가 만지면 슬퍼지기 때문이다. 아직 기쁨이는 모른다. 슬픔이의 진정한 존재의 이유를 말이다.



우리의 추억은 늘 영원하지 않다. 한 살때, 3살 때는 물론 가끔은 며칠 전 기억까지 생각이 안날 때가 있다. 인사이드 아웃에서는 이를 무의식과 기억 삭제로 표현한다. 추억으로 표현한 다양한 색상의 구슬들, 그러나 모든 추억들이 다 간직할 수는 없는 법이다. 잊혀진 추억들은 무의식의 낭떠러지에 빠져 자동 소거가 된다. 그중 하나인 어릴적 상상의 친구 빙봉(왼쪽)이다. 


그러고 보니, 나도 상상의 친구가 있었다. 피터팬을 좋아했기에, 팅커벨과 비슷한 요정으로 상상의 친구를 만들었던 거 같다. 늘 항상 내 옆에서 재잘재잘 말도 하고, 같이 놀기도 했는데, 지금은 무의식 세계로 들어가서 자동소거가 된 듯하다. 다시 팅케벨을 소환해서 친구로 지낸다면, 난 미친XX가 되겠지.



슬픔이의 존재의 이유를 몰랐던 기쁨이는 이제야 알게 된다. 인생은 항상 기쁠 수 밖에 없다는 걸 말이다. 더불어 슬퍼야 더 기쁠 수 있고,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래서 울고 싶을때 실컷 울어야 하나보다. 그러면 조금이나마 개운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른이 되면 울고 싶어도 울 수가 없다. 어른은 슬픔을 참아야 하기 때문이다. 신나게 웃고, 펑펑 울 수 있을때가 제일 행복한 거 같다. 어찌보면 어른이 된다는 건, 참 슬픈 일이다. 왜냐하면 어른 감정이들은 슬퍼도 기쁜척, 까칠해도 기쁜척 연기를 해야 하는 연기파 배우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회생활에서 발연기는 절대 금물이다.



앵그리 버드가 생각나는 버럭이. 분노조절장애는 바로 버럭이가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 생기는 일이다. 아니다. 버럭이도 휴식이 필요한데, 주구장창 버럭이만 찾다보니, 장애가 생기는 거 같다. 이렇기 때문에 기쁨이와 슬픔이는 본부를 절대 떠나면 안된다. 버럭이에게 본부를 맡기면, 엄청난 사건, 사고가 생기니깐 말이다. 버럭, 분노, 화도 있어야 하는 감정이지만, 기쁨이의 컨트롤이 필요한 감정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친근감이 느껴졌고, 왠지 모를 동질감까지 느껴졌던 감정, 까칠이. 내가 만든 양파보다 더 까칠해 보이는 캐릭터다. 저 입 모양에, 눈 모양까지 어쩜 이리도 까칠한지, 저작권만 없다면 내 캐릭터로 삼고 싶다. 그런데 까칠이가 이렇게 중요 감정이었나 싶다. 예전에는 없던 감정이었을 거 같은데, 시간이, 세월이 새로운 감정을 만들어 준 듯 한다.


우리의 추억을 작은 구슬로 만들었다는 설정에, 우리의 감정을 컨트롤하는 부스가 있다는 설정에, 우리 머리 속에 지난 추억은 사라지고 새로운 추억이 쌓이고 이중 핵심 추억은 영원히 기억된다는 설정에, 한해 두해 새로운 추억의 섬이 생긴다는 설정까지, 아이와 함께 봐도 참 좋은 애니메이션이자, 어른 혼자 봐도 참 좋은 애니메이션이다. 다양한 색감으로 인해 영화관 대형 화면으로 봤으면 더 좋았을 거 같다. 미니언즈를 보고 미니언즈 파라다이스 게임을 시작했는데, 아무래도 인사이드 아웃 : 기억의 구슬 게임을 시작해야 하나? 그래야 캐릭터들을 더 볼 수 있으니 말이다.


기쁨이는 라일리가 잠이 들면 이렇게 말한다. "내일도 멋진 날로 만들어 줄테니, 약속해" 나의 기쁨이도 이렇게 말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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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까칠양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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