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풍경/in seoul2016.04.21 07:30

한성대입구역에서 02 마을버스를 타고, 길상사로 가던 중 만난 개나리, 그런데 개나리 뒤로 뭐가 보이는데, 뭘까? 뭐지? 뭐니? 그래서 길상사 나들이가 끝나고 한성대입구역까지 마을버스가 아닌 걸어서 내려왔다. 궁금증을 풀어야하니깐. 



개나리 숲을 지나니, 뭘까? 뭐지? 뭐니의 정체가 나왔다. 이곳은 유적지로 선잠단지다.


선잠단은 조선시대 역대왕비가 누에를 길러 명주를 생산하기 위하여 잠신으로 알려진 서릉씨를 배향하는 단(壇)을 쌓고 제사지내던 곳이다. 이 단은 조선시대 1471년(성종 2)에 처음 쌓은 것으로 단을 쌓은 방법은 사직단(社稷壇)과 같게 하였으나 단의 남쪽에는 한 단(段) 낮은 댓돌이 있고, 그 앞쪽 끝에 상징적인 뽕나무를 심고 궁중의 잠실에서 키우는 누에를 먹이게 하였다.

이러한 의식은 매년 3월에 거행하다가 1908년 7월선잠단은 선농단(先農壇)의 신위와 함께 사직단으로 옮겨져 현재 그 유지만이 남아 있다. 그 뒤 이곳은 폐허화되어 한말에는 461평의 터전만이 남았으며, 1910년 이후에는 민유화(民有化)되었으나, 현재는 그 위치에 ‘선잠단지’라는 팻말이 세워지고 주변을 정리하여 보존하고 있다. (ⓒ 다음백과)



이 문만 지나면 선잠단에 갈 수 있는데, 문이 잠겨 있다. 보존을 하고 있다고 하더니, 아무래도 선잠단지는 여기까지인걸로.



최대한 줌으로 당겨봤지만, 이정도. 아쉬움을 달래고자, 길 건너편에 있는 최순우 옛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지난 북정마을 나들이때 3월 30일까지 겨율휴관이라고 해서 발길을 돌렸던 곳이다. 4월이니 휴관도 끝났고, 선잠단지에 대한 아쉬움을 최순우 옛집에서 풀기로 했다.



문이 열려있다는 건, 들어오라는 의미. 


최순우 옛집은 혜곡 최순우(1916~1984)선생이 1976년부터 작고할 때까지 살던집이다. 등록문화재 제 268호로 등록이 되어있다. 본명은 희순이며, 개성에서 출생하였다. 미술사학자이자 박물관전문인으로 한국의 도자기와 전통 목공예, 회화사 분야에서 한국 미의 재발견에 힘쓰면서 많은 업적을 남겼다. 우현 고유섭 선생과 만남을 계기로 1943년 개성부립박물관에 입사하여 1974년부터 1984년까지 제 4대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역임하면서 우리나라 박물관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 해외특별순회전을 기획하여 한국의 문화와 예술을 널리 알리는데 공헌하였다. 옛집에서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나는 내 것이 아름답다'와 같은 아름다운 글을 집필하였다. (ⓒ다음백과)



관람안내 참고하세요!!



최순우옛집은 1930년대 초 지어진 근대 한옥으로 최순우선생의 안목이 담긴 곳이다. 1976년 이곳으로 이사 온 후 돌아가신 1984년까지 생활했다고 한다. 밀화빛 장판, 정갈한 목가구와 백자로 방치레를 하고, 마당에는 소나무, 산사나무, 모란, 수련 등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나무와 꽃을 가꾸었다고 한다. 이 집의 평면형태는 'ㄱ자형' 본채와 'ㄴ자형' 바깥채가 마주 보고 있는 '튼ㅁ자형' 구조다. 



본채 마루에 있는 옛스러움이 묻어나는 커다란 함지박. 




혜곡 최순우기념관으로 운영되는 곳이기에, 선생의 유품이 곳곳에 전시되어 있다. 본체 내부는 안으로 들어갈 수 없기에, 마루에서 기웃거리면서 봐야한다.



왼쪽은 본체, 오른쪽은 바깥채이다. 



바깥채는 다행히 방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이 집에서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와 '나는 내 것이 아름답다'를 집필했다고 하는데, 아마도 이 방에서 하셨을 듯...





본채 뒷편에는 장독대와 함께 작은 정원이 있다. 



아담한 집이라서 보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는다. 그래서 안보고 지나칠 수도 있지만, 그래도 한번은 봤으면 좋겠다. 정원에 다양한 나무와 꽃도 있으니,  커피 한잔하면서 옛집으로 시간여행을 떠나봐도 좋을 거 같다. 



장미과에 속하는 산당화. 그러고 보니, 장미의 시즌이 다가오는구나. 



마당에 있는 커다란 나무, 이 집을 지켜주는 수호신같다.




최순우선생이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의 저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이곳이 선생의 집이라는 사실은 몰랐다. 그리고 혜곡 최순우 선생이 한국의 미를  널리 알리는데 공헌한 분이었다는 것도 이번에 알았다. 선잠단지와 최순우 옛집은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지 않아서, '에이 뭐야'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두곳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으니, 성북동에 가게 된다면 한번쯤 가도 좋을 거 같다.


소백산 기슭 부석사의 한낮, 스님도 마을 사람도 인기척이 끊어진 마당에는 오색 낙엽이 그림처럼 깔려 초겨울 안개비에 촉촉이 젖고 있다. 무량수전, 안양문, 조사당, 응향각들이 마치 그리움에 지친 듯 해쓱한 얼굴로 나를 반기고, 호젓하고도 스산스러운 희한한 아름다움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나는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사무치는 고마움으로 이 아름다움의 뜻을 몇 번이고 자문자답했다. - 최순우, 무량수전 배흘링기둥에 기대서서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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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까칠양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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