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프니깐2016.06.27 07:30


벌써 5번째 방문, 불고기보다 차돌박이가 훨씬 좋다고 리뷰를 올렸는데, 갈때마다 먹는 건 불고기다. 파가 너무 많다고 투덜댔는데, 지금은 더 달라고 투덜댄다. 맴이 어쩌면 이리도 간사한지, 구로동에 있는 옛날불고기다.



지하인데, 지하같지 않은 곳이다. 빵빵하게 나오는 에어컨을 무시하고, 밖에서 먹고 있다. 불판을 옆에 두고 먹어야 하는데, 인공바람보다는 자연바람이 더 좋은 법. 얼마남지 않은 빈 테이블을 찾아 서둘러 내려갔다.



소나기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는데, 왔으면 좋겠다. 빗소리를 들으면서 먹으면 왠지 더 맛있을 거 같은데, 다 먹을때까지 시원한 바람만 불었다. 시간은 분명 저녁인데, 해가 참 길다. 



처음 왔을때 찍은 메뉴판 사진. 떨사라서 다시 찍어야 하는데, 매번 리뷰를 올릴때 생각이 난다. 다음엔 기필코 꼭~ 불고기보다는 차돌박이가 더 좋은데, 지난번에 먹은 차돌박이가 너무 심했다. 살코기는 별로 없고, 온리 허연 지방만 가득했기 때문이다. 원래 차돌은 지방때문에 먹지만, 그 맛을 모르는 1인이라 차돌에서 불고기로 갈아탔다. 



식판에 나오는 밑반찬. 언제나 리필을 하는 고추장아찌, 젓가락이 한번도 가지 않은 어묵볶음 그리고 오이가 좋을땐 오이김치를, 배추가 좋을땐 배추김치를 먹는다. 불고기와 함께 먹으면 좋은 생마늘과 쌈장 그리고 양파간장소스, 이렇게 나온다. 



그리고 또 다른 밑반찬, 파채무침. 불고기에도 엄청난 파가 들어가지만, 요건 다르니깐. 익은 파와 안 익은 파를 같이 먹으면 참 좋다.



서울시 옛날불고기(1인분 15,000원). 파가 진짜 많긴 많다. 그 아래 수줍게 숨어있는 고기와 쫄깃한 식감이 좋은 팽이버섯과 느타리버섯 그리고 당면이 들어있다. 소소가 들어있는 병이 따로 나오는데, 부족할때마다 조금씩 추가하면 된다.



처음에는 강하게, 빨간 고기가 서서히 익어가기 시작하면 불을 중간으로 줄인다. 고기가 익어가는 시간동안 일행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밑반찬에 소주 한잔을 기울이다 보면, 딱 먹기 좋은 상태가 되어 있다.



2인분인데 양이 많다. 한꺼번에 다 올리지 말고, 적당히 나눠서 구우면 된다. 역시나 고기보다는 파가 많다. 그때는 많아서 싫었는데, 지금은 많아서 좋다.



앞접시에 골고루 담는다. 푹 익은 파에서 나는 단맛에, 불고기 양념의 단맛에, 버섯의 단맛에, 당면의 단맛까지 단맛이 강한 거 같지만, 인공적인 단맛이 아니어서 큰 불편함은 없다. 그래도 단맛이 불편하다면, 맛이 좀 심심하다 싶으면...



파채무침과 같이 먹으면 된다. 매운맛을 추가하고 싶다면, 고추장아찌를 올리면 된다. 이렇게 먹으면 고기의 느끼한 맛도, 단맛도 다 잡아준다. 왼손에는 숟가락을 오른손에는 소주잔을 들면, 마음이 하염없이 푸근해진다. 세상을 다 가진 듯... 배는 부른데, 알수없는 부족함이 느껴진다면, 탄수화물을 먹어야 한다. 볶음밥이 있다고 해서 주문했는데, 말이 볶음밥이지 국물이 남아 있는 불판에 밥을 넣어 말아(?), 비벼(?), 볶아(?) 먹는거였다. 이번에는 주문하기 전에 물어봤다. "밥을 먹을까요? 아니면 다른 탄수화물을 먹을까요?"



주인장이 추천한 탄수화물은 김치말이국수(4,000원)다. 얼음 동동 육수 아래 국수가 있고, 오이와 배추김치 그리고 고소한 깨와 삶은계란.



잘 풀어주면 요런 비주얼이 된다. 면부터 먹어야 하지만, 시원한 국물 앞에 장사 없다고 젓가락대신 숟가락을 먼저 들었다. 이가 시릴정도의 시원함으로 인해 고기로 인한 느끼함이 사라졌다.



불판에 불고기가 남아있다면, 아니 남겨야 한다. 시원한 면과 따뜻한 고기를 같이 먹어야 하니깐. '역시 같이 먹으니 좋군.'


차돌박이는 그만의 매력이 있고, 불고기도 그만의 매력이 있다. 파가 많아도 그만의 매력이 또 있다. 기분에 따라, 입맛에 따라 간사해지는 입맛보유자, 바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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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까칠양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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