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에세이2016.08.09 08:50

봉주르 카페에서 바라본 석양은 너무나 아름다웠어~

몰랐다. 내 청춘(지금도 청춘이지만^^)을 함께 했으면, 언제나 데이트 코스 일순위였으면, 친한 친구들과의 멋진 만남의 장소였던 양수리 봉주르가 불법확장 영업을 해왔단다. 그래서 강제폐쇄를 한단다. 

【관련기사 - 200배 불법확장 북한강변 봉주르 카페 강제폐쇄(한겨레)】 


하긴 처음 갔을땐, 주차장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때 다니던 회사 부장이 직원들에게 좋은 곳 소개해준다면서 데리고 갔었다. 서울을 벗어나, 작은 골목을 한참동안 가더니 다 왔다면서 내리란다. 밤 11시가 넘은 시간이라 오는 내내 어둠이었는데, 여기 도착하니 휘영청 밝은 조명이었다. 주차장에는 외제차들이 득실거렸고, 어찌나 사람들이 많던지 그때도 웨이팅을 한 후에야 자리에 앉았었다. 그당시 내 느낌은 평범한 데이트보다는 뭔가 나쁜 데이트를 하기 위해 오는 곳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봉주르의 첫인상은 별로였다. 



이게 다 불법확장이었구나. 그랬구나.

그리고 몇년 후, 다시 이 곳을 찾았다. 데이트가 아닌 동성친구들과의 모임자리였다. 친한 언니가 좋은 곳을 안다면서 데리고 갔던 곳이 바로 봉주르였다. 속으로 나도 아는데, 설마 언니도 나쁜 데이트를... 그러나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 물론 나쁜 데이트를 하러 온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그저 평범한 데이트를 하러 온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너무 늦은 밤이라, 내 눈에 그렇게 보였나 보다. 사실, 봉주르를 알려줬던 부장에게 그렇고 그런 사연이 있었기에, 다 그렇게 보였던 거 같다. 그렇게 봉주르에 대한 인상은 180도 달라졌다.



카페 안에도 테이블이 있지만, 명당은 밖이었다.

그러다 연애라는 걸 시작하면서, 봉주르는 데이트 코스가 됐다. 주말에 멀리 갈 수는 없고, 그렇다고 공기 나쁜 서울에 있기 싫을때 가면 정말 좋았다. 봉주르 카페가 좋아서가 아니다. 여기서 바라보는 풍경이 너무 좋았고, 여기에 오면 공기 자체가 달랐기 때문이다. 화장실이 불편하고, 주차장이 좁다는 단점이 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주차장이 점점 넓어졌다. 갈때마다 달라진 카페 모습에 여기 진짜 장사 잘되는구나 이랬다. 불법인지 모르고 말이다.



봉주르는 단점은 음식값이 엄청났다. 평범한 아메리카노 한잔이 만원정도였던가? 암튼 겁나 비쌌다. 여기서 밥에 막걸리까지 마신다면, 진짜 분위기는 좋은 강남에 있는 레스토랑 금액과 비슷하게 나왔다. 그렇다고 맛이라도 좋아야 하는데, 맛은 또 어찌나 평범하던지. 더불어 서비스 또한 참 대책없이 엉망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오는 이유는 다 분위기 때문이었던 거 같다. "서울 근교에 이만한 곳 없어~"



봉주르 최고의 명당은 모닥불 옆.

봉주르는 겨울에 가야 제맛이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모닥불 옆에 앉아서 마시는 커피 한잔이 그렇게 달고 좋았다. 사람이 많을때는 눈이 빠지게 기다릴만큼 저 곳은 언제나 만원이었다.





맛에 대한 기억이 없다는 건, 밥보다는 풍경을 먹으러 갔던 거 같다.



2007년 4월 어느날.

봉주르 카페는 벌써 지난달 8일에 영업허가 취소와 폐쇄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오늘 아직 철거되지 않은 시설물에 대해 강제 철거를 한단다. 아쉬워하면 안되겠지만, 아주 쬐금 아쉽긴 하다. 개인적으로 추억이 많았던 곳 중 하나인데, 사라진다고 하니 말이다. 앞으로 이 곳에 가면, 아무 것도 없겠지. 아니다. 모닥불을 바라보면서 커피는 마실 수 없겠지만, 석양빛에 물든 철길은 계속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듀~ 봉주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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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까칠양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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