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프니깐2016.09.13 12:05


원나잇 푸드트립에 전남 순천이 나왔다. 허영지가 순천 이곳저곳을 돌면서 먹방을 보여주는데, 해산물을 겁나게 많이 주는 짬뽕 장면에서 바로 저곳이다 했다. 요즘 참 자주 가는 곳 순천, 그동안 혼자서 먹을만한 곳이 없었는데 드디어 생겼다. 정말 부푼 맘을 갖고 순천터미널에 내려 아랫장으로 향했다. 장날은 아니지만, 짬뽕집은 영업을 한단다. 배고픔을 꾹 참고 간 곳, 전남 순천 아랫장에 있는 시장통짜장이다.



서울에서 순천까지 고속버스로는 약 4시간 정도 걸린다. 이번 여행은 1박 2일인 관계로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느긋하게 가고 싶어서 버스를 탔다. 터미널에서 아랫장까지 걸어서 5~7분 정도 걸린다. 더운날이지만, 먹고 싶다는 욕망이 너무 강하다 보니 흐르는 땀을 무시하고 빠른 걸음으로 아랫장으로 향했다. 국밥을 먹을 줄 알았다면, 짬뽕대신 국밥을 먹었을 것이다. 방송으로 본 시장통짜짱보다는 이웃블로거님이 소개한 건봉국밥이 더 좋아보여서다. 



장날이 아니라서 이렇게 한산하구나 했다.



아랫장에 야시장을 한다고 하던데, 그곳이 바로 여기다. 매주 금, 토요일에 야시장을 한다고 한다. 아쉽지만, 평일에 떠나는 나에게는 먼나라 이야기다. 야시장은 못 먹더라도, 짬뽕은 먹을 수 있으니, 시장통짜장이 있는 저 끝까지 갔다.



아하~ 방송에 나온 그곳이 맞다. 늦은 점심시간임에도 손님이 좀 있다. 역시 방송의 힘이구나 했는데, 자세히 보니 방송보고 온 분은 아니고 늘 오는 손님인 듯 싶다. 방송 보고 온 사람은 나뿐인 듯.



물과 반찬은 셀프다. 카드 결제시 부가세(10%)가 별도란다. 소액은 체크카드로 결제하는 습관때문에, 여기도 당연히 카드를 내야지 했다가 현금으로 결제를 했다. 굳이 10%를 더 낼 필요는 없으니깐.



메뉴판, 어 근데 짬뽕이 없다.



하하~ 여기 있다. 근데 3,500원으로 알고 있었는데, 4,000원이다. 혹시 방송에 나온 뒤에 가격이 올랐나 했는데, 방송을 다시 보니 그때도 4,000원이었다. 짬뽕으로 주문하고, 먹을만큼 단무지를 담고 자리에 앉았다.



4,000원의 짬뽕이라면, 착한 가격이 맞다. 



잠시 후, 오늘의 주인공인 짬뽕이 나왔다. 단무지와 양파는 직접 담아 온 거, 김치도 있었지만 안 먹을 거 같아서 담지 않았다.



방송에서 해산물이 엄청 많아서 면을 먹기 힘들다고 하던데, 우선 그말은 맞는거 같다. 새우는 한 개뿐이지만, 홍합은 참 많다. 바지락도 있지만, 홍합이 가장 많다.



껍질을 다 골라내니, 진짜 많았던 건 해산물이 아니라 국물인 듯 싶다. 



요즘은 해산물 + 돼지고기인데, 여기는 해산물로만 만든 짬뽕이다. 그래서 국물이 맑고 깔끔하다. 청양고추가 들어 있지만, 겁나게 매운 짬뽕은 아니다. 먹다보면 칼칼한 맛이 올라오지만, 매워서 중간 중간 물을 마셔야하는 매운맛은 아니다.



해산물은 이정도. 서울 짬뽕에 늘 들어 있는 오징어는 없다. 대신 홍합이 그득그득.



자~ 면을 끝까지 보고 후루룩 후루룩 먹으면 된다. 방송은 참 푸짐하고 맛나고 엄지척을 하면서 먹던데, 솔직히 그정도는 아니다. 신선한 재료는 인정하겠는데, 맛은 굳이 찾아가서 먹을 정도는 아닌 듯 싶다. 차라리 못 먹는 국밥을 먹을걸 했다. 너무 기대를 많이해서 그런 듯 싶다. 짬뽕은 짬뽕인데, 방송의 마력에 또 현혹됐다. 



야시장을 할때 다시 올까나? 아니면 선선해지는 가을날 다시 올까나? 강한 양파 내음을 입 안에 가득 품고 야시장을 나왔다. 알면서도 또 속은 나를 저주하면서, 벌교로 가는 버스 타러 다시 터미널로 항했다.



ktx 순천역과 순천 버스터미널은 다른 곳에 있다. 저기는 버스터미널, 5분 후에 벌교로 가는 버스가 출발하니 구경할 틈이 없다. 어서 빨리 가자.



정말 시골 느낌 제대로 나는 버스터미널, 여기는 벌교 버스터미널이다. 지금 나는 80년대로 시간여행을 하고 있는 중이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짬뽕을 먹었다고 했더니, 벌교에 사는 여행친구인 너님이 현지인들이 자주 간다는 식당에 데리고 갔다. 당연히 꼬막 전문점이겠지 했는데, 현지인들은 식당에서 꼬막을 먹지 않는다고 한다. 시장에서 직접 사서 집에서 만들어 먹는게 훨씬 맛이 있기 때문이란다. 현지인이 자주 간다는 그 곳은 아귀찜 전문점이다.



역시 재료가 신선해서 그런지, 통통한 아귀살이 참 좋다. 아삭한 콩나물에, 향이 강한 미나리까지 왜 꼬막대신 아귀찜이라고 했는지 알 거 같다. 순천 짬뽕에 대한 아쉬움을 벌교 아귀찜이 달래줬다.


방송을 다 믿으면 안되는데, 순천이라는 지역땜에 믿었던 거 같다. 순천에서 혼밥하기 좋은 곳은 다시 찾아 봐야겠다. 그리고 벌교 아귀찜, 왜 사진을 다 안찍었을까? 현지인들만 가는 곳이라 지켜주고 싶었다. 요렇게 포장해야겠다. 사실은 아귀찜이라고 해서, 큰 기대를 안했다는 건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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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까칠양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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