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풍경/in korea2016.09.28 07:30


새벽은 안개, 아침은 구름 딱 여기서 멈춰야하는데, 오후가 되자 비가 내렸다. 가벼운 소나기라고 생각했는데, 제법 많이 내린다. 해남 여행의 마지막 코스가 아직 남아 있는데, 비는 그칠 생각을 안한다. 다리도 풀려서 체력은 바닥인데, 비오는 산길을 또 걸었다. 남해의 금강산이라는 달마산에 있는 작은 암자, 도솔암이다. 더불어 도솔암을 거느리고 있는 미황사도 함께다.



여기서 도솔암까지 800미터를 걸어가야 한다. 아주 작은 산길로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을 하며, 대부분이 돌길인 길을 우산을 쓰고 걸어가야 한다. 그런데 여기 까지 걸어서 왔을까? 아마 걸어서 와야 한다면, 백프로 아니 만프로 포기했을거다. 천만다행으로 차로 여기까지 올라올 수 있다. 진짜 가파른 길을 코너에 코너를 돌아서 운전을 하면 된다. 혹시 맞은편에서 차가 오면 어쩌지 했는데, 다행히 없었다. 만약 있었다면, 둘 중에 하나는 후진으로 한참을 가야 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좁다란 길을 차로 오르고 올라 도착한 이곳에서, 도솔암까지 걸어서 가야 한다. 비도 오고, 카메라도 못 들고 가서 안 가려고 했다. 너님이 혼자가기 무섭다는 말만 안했음 진짜 안가려고 했는데... 생활방수는 된다고 하지만, 구입한지 얼마 안된 애니를 갖고 갈 수 없어, 아이폰만 챙겼다. 한 손에는 우산을 들어야 하기에, 묵직한 카메라는 부담스럽다. 고로 사진이 참 맘에 안든다.



한사람이 겨우 갈 수 있는 이 길을 무작정 걸어야 한다. 혹시 뱀이라도 나올까봐 겁이 났지만, 다행히 없었다. 대신 중간 중간 커다란 바위가 길을 막고 있어 네발로  오르거나 내려가야만 했다. 게다가 비까지 내려 돌길은 그야말로 미끄럼틀이었다. 월출산부터 두륜산 그리고 도솔암까지 평탄한 길은 얼마 없고 돌길에, 계단에, 바위에 암튼 개고생했다.



땅끝천년 숲 옛길은 국토순례 1번지란다. 즉, 전국을 걷고자 한다면, 여기가 처음이거나 마지막이 된다는 의미다. 순례를 할 생각은 전혀 없지만, 그래도 1번지를 걷긴 걸었다.



도솔암이 있는 달마산을 왜 남해의 금강산이라고 했는지 알 거 같다. 와~ 진짜 날씨만 좋았더라면, 정말 대박 풍경을 볼 수 있었을텐데 아쉽다. 월출산도 두륜산도 여기보다 못한 거 같다. 



시원한 들녁과 바다까지 보인다고 하던데...



나도 저기에 작은 돌 하나를 올려두고 싶지만, 바로 아래가 낭떠러지인지라 참았다.



그래. 산에 오면 요런 능선은 기본적으로 봐줘야 하는데, 이제서야 봤다. 그나저나 참 멋지게 담고 싶은데, 풀프레임 카메라는 차 안에 있으니 아쉽다. 



느낌적인 느낌상, 바다가 보이는 거 같다. 답답한 들녁과 바다지만, 그래도 봤다. 저 끝이 바다라면, 저기가 땅끝이겠지.



이 돌길만 지나면 도솔암이 보인다. 용이 살았던 곳이라도 하더니, 역시 가는 길이 녹록지 않다.



저 끝에 도솔암이 보인다. 다왔다. 그러나 여기가 가장 위험한 길이다. 빗물에 젖은 돌길이라 천천히 조심스럽게 걸어야 한다. 바로 앞에 두고 사고라도 당하면 안되니까, 더더욱 느리게 걸어서 도착했다.



정말 작은 암자 도솔암. 그런데 여기에 설화가 있다고 한다.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도솔암. 암자를 받치고 있는 커다란 바위, 그 바위 밑에는 1년 내내 마르지 않는 용샘이 있다. 산 정상에 있는 바위틈서 뚝뚝 떨어지는 물이 바위 속에 옹달샘을 만든 것이다. 이곳에 천년을 기다려온 용이 살고 있었다. 천년이 되는 날 용은 커다란 용트림을 하며 승천했고, 용이 살았던 바위 속은 샘이 되었다. (도솔암 안내문에서 발췌)】



도솔암에서 바라본 달마산. 월출산도 그렇고, 달마산도 그렇고, 기암괴석이 참 많은 산이다.



간단하게 기도를 드리고 나왔다. 미황사가 본래 절이고, 도솔암은 미황사 12암자 중 하나라고 한다.



원래 계획은 도솔암까지 였으나, 시간이 남은 관계로 미황사도 보기로 했다. 가까운 곳에 있는 줄 알았는데, 차로 20여분 갔던 거 같다. 험준한 산길을 다시 내려오고 한참을 돌고 돌아서 미황사에 도착을 했다.



계단은 이제 그만. 월출산 구름다리까지 간 너님도, 나도 이제 계단은 지긋지긋한데, 또 계단이다.



언제나 나보다 앞선 가는 너님.



또 또 또 계단. 대웅전까지 가려면 어쩔 수 없다. 오르자.



【남해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달마산(489m) 서쪽에, 우리나라 육지의 사찰 가운데 가장 남쪽에 자리한 미황사는 신라 경덕왕 8년(749년)에 세워졌다. 불교가 한창 흥할 때는 불교의 요람이 되어 스님도 많았고 주위에 12암자를 거느리고 있었다.

미황사는 조선시대 중.후기에 걸쳐 이 같은 융성을 거듭하다 100년전 주지 혼허(渾墟) 스님이 중창을위해 모금차 군고단(軍鼓團)을 이끌고 완도와 청산도를 가다 배가 조난을 당한 뒤에 점차 퇴락하게 되었다고 한다. 퇴락한지 100년이 흐른 후, 현재 미황사에 주석하고 있는 지운스님과 현공스님, 금강스님이 1989년에 주인없이 비어 있던 미황사를 찾아 흔적만 남아 있던 명부전, 삼성각, 만하당, 달마전, 부도암 등을 복원하고 퇴락한 세심당을 다시 일으켜 세웠다. 

10여년 간 중창불사 원력을 세워 끊임 없이 노력한 결과 이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찰로 면모가 일신되었다. 현재의 전각은 대웅보전 (보물 947호), 응진당 (보물 1183호)과 명부전, 삼성각, 만하당(선원), 달마전(승방), 세심당(수련원), 요사체(후원), 향적전(객실), 안심료(후원), 자하루(누각), 감로다실(종무소)이 반듯하게 자리하고 있다. (출처- 다음 백과)】



달마산의 달마가 혹시 달마도사의 달마일까 했는데, 아마도 맞는 거 같다.



대웅전보다는 그 뒤로 보이는 달마산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저기 어디쯤, 좀전에 갔다 온 도솔암도 있겠지.



혹시 저기일까?? 



【대웅보전은 미황사의 중심 전각이다. 한 가운데에는 석가모니불, 좌우에는 아미타불, 악사여래불이 모셔져 있다. 1598년 중창하였고, 1660년, 1754년, 1982년, 2007년에 거듭 중수하였다.내부의 대들보와 천장은 산스크리트어 문자와 천불도로 장엄되어 있는데 그 아름다움이 인도의 아잔타 석굴 벽화, 중국 둔황막고굴의 천불벽화에 비견되어지기도 한다.(출처- 다음백과)】



미황사는 월출산에 있는 천황사보다는 확실히 큰 사찰이다. 그러니 모든 전각을 다 봐야 하는데, 대웅보전만 봤다. 다시 순천으로 올라가야 하기에, 시간이 부족하다는 핑계를 대야 하지만, 사실 보려면 다 볼 수 있었다. 역시 저질체력이 문제다.



시원한 약수로 충전을 해야 하는데 부족하다. 고로 여기서 해남과 안녕을 고해야겠다.



입구에 있던 카페. 너님이 날 부른다.



"팥빙수나 먹고 가자." 아직 못 본 곳이 더 많아서 안된다는 내 정신과 달리, 내 육체는 카페로 들어갔고, 얼마 후 폭풍흡입을 하기 시작했다.


영암 월출산을 시작으로 해남 두륜산을 지나 도솔암과 미황사까지 영암과 해남 여행은 이렇게 끝이 났다. 여행의 시작이 설레임이라면 여행의 마지막은 아쉬움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여행을 자꾸만 떠나고 싶나보다. 여행하기 좋은 계절인 가을, 낙엽따라 또 산으로 가야겠지. 이번에는 푸르른 하늘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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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까칠양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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